황금 빛으로 너울대던 들녘이 농익은 가을을 알리는 짙은 황토 빛으로 물들었다. 마음마저 황량하게 물들이는 늦가을의 빛이다. 그 빛에 압도돼 스산한 겨울을 맞기 전에 따뜻한 사람의 향기 가득한 옛 마을로 떠나본다. 현재 속에 자리한 과거의 동네, 민속마을에는 농익을 대로 농익은 늦가을의 정취가 흠뻑 묻어난다.
  1. 황토빛 농익은 가을 마음을 물들이다
  2. 우리나라에서 가장 한국적이라는 안동, 그 중에서도 조상의 전통과 풍속을 가장 잘 간직한 마을로 많은 이들이 하회마을을 꼽는다. 낙동강 줄기가 마을을 감싸 안고 돈다고 해 하회(河回)라 이름 지어진 이곳은 그 모습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연꽃과 같다고 해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이라 불린다. 마을이 생긴 이래 600여 년간 대대손손 풍요로운 땅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꽃과 열매를 함께 맺어 다산을 의미하는 연꽃을 닮은 지형 덕분이라고 한다.

    하회마을에는 '허씨 터전에 안씨 문전에 허씨 배판'이라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허씨가 마을을 개척하고, 안씨가 일가를 이뤘으며, 류씨가 잔치판을 벌일 정도로 흥했다는 뜻이다. 실제 풍산 류씨인 서애 류성룡 선생으로 인해 마을의 명성은 여기저기 알려지기 시작했다.

    류성룡 선생의 아버지인 류중영이 터를 잡아 세운 양진당은 풍산 류씨의 대종가다.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보고싶어 한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문지로 선정되기도 한 양진당. 이곳에는 전통과 격식으로 무장한 양반가의 기운이 그대로 묻어난다. 특히 안채 위 시렁에 줄을 선 상을 보노라면 1년에 10번은 우습다는 종가의 제사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하다.

    양진당은 재미있게도 하회마을에서 유일한 정남향의 집이다. 풍수를 운운하는 양반의 이미지를 언뜻 떠올리면 정남향을 고집했을 듯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집들은 강을 향해 있다. 이는 풍수보다는 풍류가 집을 짓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행랑채가 창고로 이뤄졌을 정도로 부유했던 북촌댁과 류성룡 선생이 돌아가신 후 지은 충효당, 600년 수령의 느티나무이자 마을의 삼신인 삼신당 등은 하회마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마을의 재앙을 없애기 위해 탈을 만들어 춤을 췄다는 허도령의 전설이 담긴 하회별신굿탈놀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탈놀이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3시, 하회마을에서 무료로 공연된다.

    여유가 된다면 하회마을과 가까운 병산서원과 부용대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병산서원에서는 병풍처럼 둘러친 병산과 낙동강이 이루는 기막힌 절경을, 부용대에서는 연화부수형이라 일컬어지는 하회마을의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여행tips!
    찾아가기: 안동에서 예천 방면 25km. 이정표가 잘 돼 있다.
    입장시간: 하절기 09:00~19:00, 동절기 09:00~18:00
    입장료: 어른 2,000원(단체 1,700원), 청소년 1,000원(단체 800원), 어린이 700원(단체 600원)
    주차료: 2,000원
    문의: 하회마을관리사무소 054-854-3669, www.hahoe.or.kr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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