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올라온다. 저 아래 남쪽부터 노랗고, 하얀, 그리고 분홍의 꽃망울들이 꼬물꼬물 움트기 시작한다. 동네마다 제각기 다른 색들을 선보이는 봄의 향연이 시작된 것이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가슴에선 꿈틀꿈틀 꽃을 향한 발걸음이 시작되니 향기 따라 남으로 내려 가야겠다.
글사진 도움 주신 분 : 한국여행정보 대표 여행전문가 김형택
  1. 매화꽃 구름 골짜기, 광양 매화마을
  2. 백두대간이 천리여정을 마무리하는 백운산(1,218m) 기슭, 지리산 자락을 수 놓으며 굽이쳐 흘러온 섬진강의 맑은 물이 하얀 모래밭과 어우러진 전라남도 광양시 다압면 섬진리는 수 천 그루의 매화나무가 지천으로 심어져 해마다 3월이면 만발한 매화꽃이 온통 새하얀 백설을 뿌려놓는다. 꽃구름이 골짜기를 가득 채워 드리우고 향기가 진동한다.
    이 마을의 농가는 곡식 대신 매화나무를 심어 일명 매화마을로 불리는데, 섬진강에서 피어 오르는 습기를 머금은 물 안개와 온화한 강 바람은 매실 농사에도 적합해 한 부락에서 연간 100톤이 넘는 매실을 수확한다. 마을에서 가장 많은 매화나무를 키우는 곳은 청매실 농원. 매화향기 가득한 이른봄이면 아지랑이 피어 오르는 섬진강 물길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산 언덕 뒤켠에는 푸른 대숲이 하늘을 향하고 있다. 그 뿐인가 청보리 밭 사이로 홍매화, 백매화, 청매화가 파안대소하듯 활짝 꽃망울을 터트려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매화 밭에 둘러싸인 농원 마당에 늘어선 전통 항아리는 주인인 홍쌍리씨가 손수 매실제품을 만드는 곳으로 올리고당만 넣고 우려 낸 매실원액이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매실원액, 매실 농축액, 매실 김치. 매실 장아찌, 매실 절임(피클), 매실식초, 매실잼 등 다양한 먹거리를 가공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이 마을에 매화나무를 처음 들여온 사람은 홍씨의 시아버지인 율산 김오천 씨로 일본에서 13년 간의 광부생활 끝에 신품종 밤나무 1만주와 매실나무 5천주의 묘목을 들여와 시작되었다. 이어 홍씨가 뒤를 이어 청매실 농원을 가꾸면서 매실박사로 불릴 만큼 연구를 거듭하였고, 정부지정 신지식인, 명인으로 선정될 만큼 성공하였다. 지금은 3대째인 아들 내외와 함께 청매실 농원을 꾸려가고 있다.

    광양 매화축제
    기간 : 2005. 3. 13(일) ~ 3. 21 (월)
    장소 : 다압면 매화마을 주최 : 매화축제 추진위원회
  1. 노란 수채화의 물결, 산동 산수유 마을
  2. 살얼음이 채 녹기도 전인 2월 중순부터 하나 둘씩 피기 시작한 산수유 꽃은 송이는 작아도 4월초까지 온 산을 노란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채색한다.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은 국내 산수유 생산량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최대의 산수유 산지다. 전형적인 산골 마을인 위안리 일대는 곡선의 마을 돌담 길과 계곡사이로 50~60년 된 산수유 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서 산골 마을에 꽃 대궐을 이룬다. 그 중 상위마을과 하위마을은 1년에 두 번 색깔을 달리하는데, 산수유 꽃이 필 때는 온통 노란 빛에 휩싸이고, 산수유 열매가 익기 시작하는 10월경이면 온 마을이 붉은 색으로 변한다.
    한방에서 과육(果肉)이라 불리는 산수유는 한약 재료로 간염,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식은땀을 흘리거나 손발이 찰 때와 현기증 등에 사용하는 유용한 약재이기도 하다. 지금은 산수유를 분리할 때 기계로 하지만 아직도 기계를 거부하고 옛 모습대로 여인네들이 낱낱이 열매를 입에 물고 씨앗을 발라내기도 한다. 그 약효로 인하여 이곳에 사는 여인들은 젊음을 과시한다.
    먼 옛날 중국의 산동성에 살던 한 처녀가 지리산 자락으로 시집을 오면서 산수유 나무를 한 그루 가져 다 심은 것이 지금의 산수유 마을로 번창했다고 한다. 그래서 구례에서도 중국의 산동성을 의미하는 산동면이 산수유의 주산지로 돼 있다. 반면 산수유 마을 한구석에는 여순 반란사건 때 국군에게 끌려가면서 백부전 이라는 19살의 처녀가 불렀다는 ‘산동애가’ 라는 노래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전하고 있다.

    잘 있거라 산동아 너를 두고 나는 간다
    열 아홉 꽃봉오리 피어보지 못한 채
    까마귀 우는 곳을 멍든 다리 절며
    다리 머리 들어오는 원한의 넋이 되어
    노고단 골짜기에서 이름 없이 스러졌네 (길면 노래 내용을 위 2줄만 남기고 자르세요)

    산동면의 산수유 나무는 지리산 온천 관광지로 들어가는 우측 언덕과 온천 앞을 지나 하위마을에 넓게 펼쳐져 있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상위마을에 밀집 되어있다. 아무튼 상위마을에는 산수유 꽃이 피기 전인 이른 봄부터 마을에 방이 없을 정도로 외지인들이 몰려온다.

    구례군 산수유 축제
    기간 : 2005. 3. 19(금) ~ 3. 28(일)
    장소 :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온천관광지 일원
    주최  주관 : 구례군  산수유 꽃 축제 추진위원회
  1. 꽃 바람이 불어오는 곳, 제주
  2. 애써 봄에 시간을 맞추어 찾지 않아도 되는 제주는 사철이 다 좋다. 기름을 위해 심은 유채가 피워내는 노란 꽃은 이제 제주를 대표하는 봄의 색깔이 되었다. 그래서 노란 꽃이 바다와 어우러지는 제주의 봄 풍경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그림이고, 이를 위해 이제 유채는 기름이 아닌 꽃을 위해 심어진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휘어지는 돌담과 어우러진 유채는 초록의 보리 밭이 옆에 있어 더욱 싱그럽다. 오름이라도 봉긋 솟아 있거나 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외국의 어느 곳도 부럽지 않다. 꽃을 타고 한껏 부풀어 오른 춘심의 여인들은 꽃 밭 한가운데 들어가서 겨우 목만 내놓고 폭 파묻힌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유채가 만발하는 시즌에는 제주의 어느 호텔에 묵어도 좋다. 왠만한 호텔들은 주변에 정원처럼 밭을 일구고 아예 사진 찍기 좋게 앉을 만한 장소도 마련해 놓았으니 말이다.
    제주의 유채 축제는 북제주군을 중심으로 열리지만 사실, 제주 어디를 가든 유채는 지천이다. 때문에 유채가 만발한 시기인 4월이면 제주 일대에서 날짜를 조금씩 달리해 축제가 벌어진다. 4월부터 5월이 제철이긴 해도 이미 2월말 3월에도 제주엔 유채가 피기 시작한다. 추위에 강한 개량된 유채들이 곳곳에서 제주의 봄을 미리 만들고 있다. 그 중 성산 일출봉, 송악산 일대가 볼 만하고, 용머리 해안, 섬을 관통하는 도로를 타고 가면서 보는 유채꽃의 평야는 평화롭기 그지 없다.

    제주 유채꽃 잔치
    기간 : 2005. 4. 9(토) ~ 4.10(일)
    장소 : 북제주군 교래리 일원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