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어지는 시기다. 눈을 동반한 강추위는 수은주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당신을 집안으로 끌어들인다. 당신이 ‘방콕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사이, 그래도 이 땅 천지산하는 눈과 얼음으로 포장된다. 설국(雪國)과 빙국(氷國)으로 탄생한 하얀 세상. 어서 오라 손짓하는 그들을 뒤로 하고 집 안에만 박혀 있을 수만은 없다. 하얀 겨울과 더불어 즐기는 엉덩이 썰매와 얼음낚시, 스키의 현장으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떠나 본다.
  1. 엉덩이 썰매의 천국 태백산
  2.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산을 백산(白山), 즉 밝은 산이라 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큰 밝음을 지닌 산이 태백산(太白山)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천제를 이어오는 태백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알려졌다. 어린 단종의 한이 태백산을 떠돈다는 얘기도 있다. 삼촌에게 죽임을 당한 날 곤룡포를 입은 그의 영혼이 태백산으로 들어갔다는 거다. 산신이 된 그를 모시려 천제단 아래에는 단종비각이 세워졌다. 태백산은 해발 1,567m로 높되, 험하지 않다. 기암괴석과 협곡으로 이뤄진 청옥산과 두타산이 이어온 줄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부드러움이 지나쳐 밋밋한 산세는 장중한 능선을 한껏 드러낸다. 주의에 주의를 요한다는 겨울산행에 아이들과 함께 오르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러한 산세 덕분이다.
    산행은 대부분 유일사에서 시작해 천제단과 당골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4시간30분 여. 평지를 걷는 느낌으로 2시간 가량 오르면 여기저기 흩어진 주목이 먼저 반긴다. 천제단의 수문장인 양 당당하게 선 주목은 맹렬한 기세로 달려드는 엄동의 눈보라를 향해 눈꽃을 피운다. 생천사천(生千死千) 주목의 진가이자 힘이다. 헌데 주목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드는 건 군락을 이룬 철쭉이었다. 덩치 큰 주목 옆 철쭉은 자신을 낮춰 하얗게 주목을 감싸 안는다.
    부드러운 태백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천제단에는 ‘한배검’이라 쓰인 돌 비석이 서 있다. 태백산 눈꽃축제 기간에는 기념촬영을 하는 이들이 너무 많아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천제단 아래에는 단종비각과 망경사가 자리했다. 망경사에서는 등산객을 위해 컵라면과 아이젠 등을 판다. 망경사 처마 밑에 앉아 컵라면으로 언 속을 달래는 겨울 등산객이 많다.
    하산 길의 백미는 엉덩이썰매다. 당골로 내려오는 길은 엉덩이썰매의 천국이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열을 올려 썰매를 탄다. 몸을 많이 젖히면 속도가 나니, 한 발에 아이젠을 차고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엉덩이썰매를 타려면 비료포대나 두꺼운 비닐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눈꽃축제 기간에 맞춰 산행을 한다면 당골 광장에 수 놓인 눈 조각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석탄박물관 관람도 놓칠 수 없다. 석탄박물관은 태백산 입장료를 내면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

    찾아가기: 태백시내에서 영월방면 31번 국도. 상장삼거리에서 우회전 해 문곡 소도동사무소 앞에서 다시 좌회전하면 당골 광장이다.
    등산코스: 유일사 입구-유일사-장군봉-천제단-망경사-반재-당골 광장(8.4km, 4시간30분)
    입장료: 어른 2천원(단체 1천500원), 학생·군인 1천500원(단체 1천원), 어린이 700원(단체 500원)
    주차료: 2천원
    문의: (033)550-2741, 553-5647
  1. 입맛 사로 잡는 빙어낚시 인제 신남 선착장
  2. 소양호가 꽁꽁 어는 1월 말에서 2월, 인제 남면 신남 선착장은 빙어낚시를 하려는 이들로 북적댄다. 두껍게 언 호수 위에 뚫어놓은 소담한 구멍으로 빙어낚싯대를 드리운 이들. 조황이 좋은 신남 선착장에서라면 한가로이 시간만 낚아대는 게 아니라, 손과 입 모두 분주할 각오를 해야 한다.
    빙어낚시 준비는 의외로 간단하다. 예상치 못한 추위에 떨지 않게 방한 장비를 튼튼히 하고, 선착장 주변에서 1만원 내외로 파는 구더기와 낚싯대만 구입하면 끝. 얼음 구멍은 여러 군데에 나 있으므로 따로 팔 필요가 없다. 그저 한 구멍에 집착하지 말고 조황이 좋은 곳을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다리품만 적당히 팔면 된다. 빙어낚시는 손맛이 그리 좋지 않지만 낚싯대를 담궜다 꺼내면 여러 마리가 줄줄이 올라오는 재미가 있다. 낚싯대를 드리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아 아이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정도다. 다만 깊은 호수를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이곳의 추위는 경계해야 한다. 빙어낚시가 한창일 때, 신남 선착장은 미끼로 쓰는 구더기를 얼려버릴 정도로 춥다. 재미있게도 꽁꽁 얼어 바늘에 끼우려 할 때 부숴졌던 구더기가 따뜻한 곳으로 옮기면 다시 살아나 꿈틀댄다. 빙어도 마찬가지다. 얇게 판 얼음 구멍이나 용기에 담아둔 빙어는 금새 얼었다가도 따뜻한 곳으로 옮겨 놓으면 살아 움직인다.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빙어를 잡아 통째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도 빙어낚시의 재미다. 구더기로 잡은 빙어를 통째로 먹는 게 마음에 걸린다면 내장 부분을 제거하고 먹으면 된다. 빙어와 강추위를 안주 삼아 소주를 걸치면 자신의 주량을 훌쩍 넘기는 건 일도 아니다.
    빙어보다 사람이 더 많은 게 흠이긴 하지만 빙어축제에 맞춰 이곳을 찾는 것도 괜찮다. 축제 기간에는 빙어낚시대회와 빙어시식회, 이글루와 눈조각 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져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찾아가기: 양평에서 44번 국도를 이용. 홍천 지나 인제 방면으로 가면 된다.
태백산 눈꽃 풍경



  1. 박물관 구경도 함께 용평 리조트·알프스 리조트
  2. 용평 리조트와 알프스 리조트를 찾았다면 스키를 즐긴 후에 아이들과 함께 스키의 역사에 대해 자연스레 얘기할 수 있다. 두 곳 모두 사진과 실물 등으로 이 땅 스키의 역사를 담은 스키 박물관과 가까운 곳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 스키를 즐기고 난 다음 박물관 구경에 나서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고성에 자리한 알프스 리조트는 북한의 삼방 스키장과 함께 일제 때 생긴 우리나라 최초의 스키장이다. 해발 1,052m의 마산봉을 주봉으로 한 고원 분지에 자리해 많은 적설량을 자랑한다. 겨울에는 8면의 슬로프와 5기의 리프트, 눈 썰매장 등을 운영한다. 알프스 리조트 내에 자리한 스키 박물관에는 한국의 고대 썰매와 설피의 실물과 사진, 연대별 스키 등을 전시해 놓았다. 날렵하고 가벼운 요즘의 스키와 쇳덩이에 가까운 지난 날의 스키를 비교하며 전시장을 돌아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평창 용평 리조트는 ‘휴양’이라는 개념에 가장 근접한 시설을 갖춘 리조트다. 발왕산 기슭 고원지대에 자리해 가장 먼저 개장하고 가장 늦게 폐장하며, 스키장 개장과 폐장 즈음에는 골프장이 문을 열어 하얀 설원과 푸른 잔디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다. 대관령 스키 박물관은 용평 리조트에서 도암면 방면으로 5분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했다. 이 땅 최초의 스키대회가 일제시대였던 1930년, 신풍리 스키장에서 열렸다는 한국 스키의 서러운 역사 등 수많은 자료와 사진, 실물을 전시해 스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알프스 리조트 찾아가기: 인제 지나 46번 국도 진부령에서 현대오일뱅크 주유소가 보이면 언덕으로 우회전.
    문의: (033)681-5030, www.alpsresort.co.kr

    용평 리조트 찾아가기: 영동고속도로 횡계 IC에서 456번 지방도로 우회전. 도암면에서 용평GC 이정표 따라 5km.
    문의: (033)335-5757, www.yongpyong.co.kr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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