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과 맞닿아 있는 푸른 바다와 고운 모래사장, 작열하는 태양과 시원한 야자수 그늘. 그리고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를 벗 삼아 읽는 책 한 권. 남국 어딘가에 있을 파라다이스의 풍경이 펼쳐진 이곳은 다름아닌 중국의 하이난이다. 동양의 하와이라 불리는 이곳에서의 일정은 마음의 여유라는 가장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

Attraction Spot of Hainan
 
하이난에서 바다와 휴양 말고 뭘 더 즐길 필요가 있겠느냐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하이난의 진정한 매력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자, 이제부터 하이난이 가진 다양한 매력에 빠져보자.
케이블카를 타고 원숭이 섬 으로
원숭이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야에서 1시간가량 차를 타고 능수현으로 가고, 그곳에서 10여 분간 또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 위를 건너야만 한다. 처음엔 안전 그물망도 없이 덜컹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있으려니 긴장이 됐지만 이내 발아래로 펼쳐지는 광경에 마음을 빼앗겨 상체의 반을 내밀고 구경하는 대담함을 발휘하게 되었다. 케이블카 밑의 바다 위에는 수백 채의 수상가옥이 빽빽하게 몰려 있었다. 하얀 지붕과 검은 천막이 드리워진 오래된 판잣집들은 전혀 지저분해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푸른 바다빛과 기막히게 어울려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평생을 육지에 나가지 않고 물 위에서만 사는 이곳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될 법도 했다. 심지어 동행한 가이드는 이 광경 때문에 일주일에 몇 번이고 케이블카를 타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원숭이 섬으로 들어갔다. 날이 더워 평소보다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음에도 원숭이를 꽤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2,800여 마리의 원숭이가 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색색의 깃발을 든 원숭이들의 환영을 받으며 원숭이 수영장으로 갔다. 더위를 피해 수영을 하는 원숭이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섬의 중간에는 책을 깔고 앉아 사람의 머리뼈를 들고 고뇌하는 의미심장한 원숭이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섬의 후미진 한쪽에는 원숭이 교도소가 있다. 전문 조련사가 투입되면서 나쁜 손버릇을 가진 원숭이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관광객들의 물건에 손을 대는 녀석들이 종종 있다. 한 마리의 원숭이가 잘못하면 무리의 우두머리와 암컷이 함께 이 교도소에서 3개월 동안 갇혀 지낸다. 이외에도 원숭이 섬에서는 원숭이 연극, 오토바이 묘기, 서커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원숭이 섬의 원숭이들
오지주 섬의 아름다움에 풍덩
리조트에서 바라보는 똑같은 바다의 풍경이 지겨워졌다면 오지주섬을 찾아보자. 군사통제구역으로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었던 오지주 섬은 오랜 시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서인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세계 2대 청정해역인 하이난에서도 가장 깨끗한 바다를 볼 수 있다. 관광지로 개발되기 전까지는 오가는 사람이라곤 넓은 망망대해에서 낚시를 하다 잠시 쉬러 들른 지친 어부들뿐이었다. 오지주섬은 아롱베이에서 조그만 페리를 타고 20분 정도를 타고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산호가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깨끗한 바닷물에 먼저 감동을 하게 된다. 날이 좋으면 수심 20~30m 아래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한다. 기가 막힌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 포인트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찰나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서 첨벙첨벙 물속으로 뛰어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쪽에서는 제트스키를 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선착장의 끝에서는 오지주 섬의 상징인 커다란 거북이를 만날 수 있다. 오지주 섬의 즐길거리가 바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볍게 섬의 주위나 산을 트레킹할 수도 있다. 산이 완만해 천천히 걸어 2~3시간이면 충분하다. 연인이 함께 다녀오면 사랑이 더욱 깊어진다는 연인 계곡의 아름다운 계곡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오지주 섬의 자랑거리. 또한 섬 곳곳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바,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등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의 해산물 요리는 맛이 뛰어나 오로지 요리를 즐기기 위해 오지주 섬을 찾는 이도 많다고 한다. 또한 섬 안에는 숙박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통나무집이 여러 채 있다. 오지주 섬에서 하이난으로 향하는 페리는 저녁 6시까지 운행된다.
오지주도로 가는 배
하이난 원주민의 풍습을 읽다, 이족민속촌
하이난은 이족과 여족, 두 원주민 부족이 전체 인구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깊은 산 속에 사는 경우가 많아 그들의 실생활을 직접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의 전통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이족민속촌이다. 민속촌 입구에 들어서자 머리에 공작꼬리 모양의 장식을 하고 붉은색 전통의상을 입은 이족 여인들이 환영의 의미로 귀를 만져주고 있었다. 체구가 너무 아담해 키 큰 외국인이 오면 고생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민속촌에서는 야자수와 대나무를 엮어 만든 이족의 전통 가옥과 농기구, 악기는 물론 손으로 직접 짠 수공예품, 전통 의상을 감상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전통 결혼 문화 전시장. 신부들이 입는다는 화려한 의상에 절로 눈이 갔다. 결혼시연도 한다고 하니 좋은 볼거리가 될 것 같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가니 전통 가옥에서 실제로 생활하고 있는 원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이 그늘에 앉아 관광객에게 팔 수공예품을 만들고 있었다. 한 노인이 베틀로 화려한 천을 만드는 과정이 신기해 무심코 사진을 찍었는데 2위안을 요구했다. 지나가다 우연히 만난 여자아이는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곱게 화장한 얼굴을 돌리며 돈을 주지 않으면 안 찍는다고 흥정했다. 입장료가 너무 싸다 생각했는데 원주민들은 이런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었다. 순수한 원주민들이 세속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에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민속촌 안에는 다른 집과 달리 한 울타리에 두 채의 건물이 있는 집이 몇 군데 있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안쪽의 건물은 부부가 사는 집이고 바깥의 건물은 딸을 위한 건물이라고 한다. 이족에서는 딸이 18세가 넘으면 울타리 앞에 따로 집을 마련해주는 전통이 있는데 평소 딸을 사모하던 남자가 울타리 밖에서 구애의 노래를 하면 부모가 그 노래를 듣고 마음에 들면 답가를 불러준다고 한다. 그리고 울타리를 열어 딸이 거주하고 있는 건물로 들여보내 합방을 시킨다고 한다. 이 밖에도 민속촌의 중앙에 마련된 공연장에서는 이족의 전통 가무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이족민속촌의 소녀들

Kempinski Resort & Spa Sanya
 
설렘을 안고 떠나는 하이난으로의 첫 여행. 가장 큰 고민은 역시 호텔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지난 1월 산야 해변에 새롭게 오픈한 켐핀스키 리조트 & 스파 산야를 선택했다. 그리고 리조트에 들어서는 순간 그 선택이 탁월했음을 실감했다.야간 비행으로 인한 피로 때문인지 아니면 한밤의 후텁지근한 공기 때문인지 하이난을 처음 대면한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 공항에서 리조트로 가는 차 안에서도 네온사인 하나 없고 인기척조차 느낄 수 없는 거리의 적막함이 그저 낯설 뿐이었다. 그렇게 천천히 20분여를 달려 드디어 켐핀스키 리조트 & 스파 산야(이하 켐핀스키 산야)에 도착했다. 은은한 조명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 리조트 외관을 보니 내심 기대가 생겼다. 체크인을 한 후 객실로 향했다. 딜럭스 오션 뷰 룸이었지만 너무 깜깜한 관계로 바다는 볼 수 없었던 것은 물론, 너무 피곤했던 탓에 객실을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객실 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커튼을 그대로 열어 젖히자 하이난의 아름다운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말로만 듣던 동양의 하와이가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하이난의 여유를 닮은 객실
켐핀스키 산야 객실에 처음 들어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규모에 먼저 반하게 된다. 이곳의 일반 딜럭스 룸은 다른 리조트의 일반 스위트 룸과 같은 55㎡로 넉넉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침대 사이즈도 넉넉해 어린아이 2명을 동반한 4인 가족이 함께 머물기에도 손색이 없다. 37인치 평면 TV와 이중 세면대 등의 시설은 일반 딜럭스 룸에 놓이기엔 너무나 고급스럽다. 냉장고와 미니바, 커피 메이커, 헤어드라이어 등의 기본 비품은 물론이고 귀중품을 보관하기 위한 안전금고와 풀과 비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실외용 슬리퍼, 대형 타월, 배낭 등을 비치해놓고 있다. 또한 220V 전압을 사용해 멀티어댑터 없이도 디지털 카메라나 노트북 같은 전자제품을 쉽게 충전할 수 있다. 넉넉한 규모와 고급스러운 시설 외에도 켐핀스키 리조트 객실의 자랑거리가 또 하나 있다. 바로 각 객실 발코니마다 마련된 대리석 자쿠지다. 성인 2명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멋진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한 기분이다. 켐핀스키 산야의 객실은 딜럭스, 스위트, 카바나, 이그제큐티브, 스파빌라 그리고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프레지덴셜 빌라의 6종류로 총 408개의 객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각 객실은 싱그러운 초록을 바라볼 수 있는 마운틴 뷰 룸과 시원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오션 뷰로 나누어져 있다.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종류는 역시 3, 6, 7번 건물의 딜럭스 룸이다. 딜럭스 룸의 약 2배에 해당하는 스위트 룸은 침실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으며 모든 객실이 오션 뷰로 되어 있다. 거실과 침실 모두에서 바다를 감상할 수 있으며 발코니에는 소파가 마련되어 있다. 1년 내내 따뜻한 햇빛이 비치는 하이난의 날씨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호텔의 파울라너 브로이하우스에서 직접 만든 생맥주와 열대과일이 제공된다. 2, 3번 건물의 1층에 있는 카바나 룸은 객실의 발코니에서 바로 단독 풀로 들어가 다른 사람의 방해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객실이다. 리조트 전체에 20개밖에 없는 객실이기 때문에 이용하려면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전용 풀과 전용 로비, 라운지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 이그제큐티브 룸은 사생활이 완벽하게 보장되기 때문에 편안한 휴양을 보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짚으로 엮은 지붕이 인상적인 2층 높이의 스파 빌라는 신혼부부와 커플에게 인기가 많다. 객실 안에 스파를 받을 수 있는 침대가 마련되어 있어 원하는 시간에 스파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으며, 이그제큐티브 룸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편안한 객실
Enjoy in Kempinski
세계적인 명성의 리조트가 즐비한 하이난에서 켐핀스키 산야가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프라이빗 비치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동양의 하와이라지만 해변의 모래알보다 사람이 많다면 아무 소용 없는 일. 켐핀스키 산야는 하이난에서 유일하게 프라이빗 비치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리조트 투숙객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파라솔이나 시원한 야자수 그늘 밑에서 달콤한 칵테일을 마시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고 낮잠을 즐기는 일.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이 주는 이 여유를 한껏 만끽하는 사치를 누려보는 것은 오직 켐핀스키 산야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좀 더 역동적인 즐거움을 원한다면 워터 레크리에이션 센터에 들러 각종 워터 스포츠를 즐겨보자. 프라이빗 비치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풀과 앙사나 스파, 키즈 켐피 등 다양한 부대시설과 중식은 물론 세계 각국의 요리와 독일 생맥주 등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마련되어 있어 더욱 즐거운 휴양을 보낼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물놀이켐핀스키의 리조트에는 메인 풀과 패밀리 풀, 어린이 풀, 카바나 룸의 전용 풀을 비롯한 총 6개의 풀이 있다. 메인 로비에서 바로 바라다보이는 가장 큰 메인 풀에는 쉐이드 & 웨이브가 있어 수영하는 도중에 음료와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며 곳곳에는 안마기능이 있는 월풀 자쿠지가 설치되어 있다. 메인 풀 옆으로는 인공해변이 있는 어린이 풀인데 수심이 채 1m도 되지 않아 어린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게 배려했다. 나무로 된 흔들 다리를 지나가면 워터 슬라이드가 설치된 패밀리 풀이다. 성인용과 어린이용으로 나뉘어진 슬라이드는 중국에서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한다.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긴 슬라이드를 빠져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다. 이그제큐티브 전용 풀과 카바나 전용 풀은 다른 사람의 방해 없이 조용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어 사생활 보장을 원하는 사람에게 적격이다.
리조트 모습
켐핀스키 산야의 최고급 부대시설
명품 호텔 체인에 어울리게 켐핀스키 산야의 편의시설은 최고급 수준을 자랑한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바로 가족 단위의 여행객을 위한 키즈 켐피(Kids Kempi) 다. 내부가 옐로와 오렌지로 꾸며져 있어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DVD와 LCD TV, 레고, 퍼즐과 바비인형은 물론 모래상자 놀이, 색칠공부 등의 장난감들이 깨끗하게 잘 보관되어 있다. 이용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이며 어린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또한 비즈니스 센터, 미팅 룸 등 휴양뿐만이 아닌 비즈니스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한 편의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메인 로비의 오른쪽에는 헬스클럽과 레크리에이션 센터, 게임 룸이 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즐기다 배가 출출해 졌다면 켐핀스키 산야의 레스토랑을 만나보자. 크란츨러, 드래곤 팰리스, 캐치 등에서 즐기는 식사가 주린 배는 물론 기분마저 포만감으로 가득 차게 해준다.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크란츨러 크란츨러(Kranzler’s)는 켐핀스키 산야의 메인 레스토랑으로 국적과 남녀 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올 데이 다이닝(All day dining) 레스토랑으로 아침에는 뷔페 스타일로 조식을 제공하고 있다. 아침에 갓 구운 빵과 신선한 샐러드와 과일, 훈제 연어, 파스타, 야채 등의 요리와 조리사가 오픈키친에서 즉석으로 조리하는 따뜻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점심과 저녁에는 뷔페식과 일품식을 모두 즐길 수 있으며 그리스 샐러드, 터키식 메즈 플래터, 이탈리아 미네스트로네 수프, 싱가포르 해산물 락사, 프랑스식 디저트 등의 다양한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왕골로 만든 시원한 의자와 그린 & 옐로 톤의 화사한 실내 인테리어가 돋보이며 통유리창을 통해 풀과 바다를 함께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객실

하이난의 시내를 찾다
 
하이난의 시내는 파란 바다와 야자수가 어우러져 있어 매우 이국적인 분위기다. 아찔한 높이의 마천루가 있는 북경, 상해와 같은 다른 중국의 대표 도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시내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중앙을 가르는 큰 강을 주변으로 호텔과 백화점, 상점, 레스토랑이 몰려 있는데 가장 번화한 거리는 맥도날드가 있는 쇼핑센터 거리다. 하이난 현지인들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한 이곳에는 각종 카페와 레스토랑, 의류 매장 등이 있으며 쇼핑센터 가운데로 관광객을 상대로 한 기념품을 파는 가판이 쭉 늘어서 있다. 바로 옆으로는 농수산물 시장이 있어 하이난의 열대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하이난 시내의 전경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녹회두 공원. 해발 170여m의 공원 정상에는 사슴과 청년, 여인이 함께 있는 모양의 동상이 있는데, 어머니의 병 치료를 위해 사슴 한 마리를 쫓던 이족 청년이 벼랑 끝에서 갑자기 고개를 돌려 여인으로 변한 사슴과 사랑을 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늦은 저녁 녹회두 공원에 올라 바라본 시내의 전경은 매우 아름다웠다. 활처럼 휜 해안가와 항구, 그리고 높은 빌딩과 아파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 거리를 수놓은 화려한 네온사인이 어우러져 멋진 야경을 선보이고 있었다. 여유롭고 이국적인 낮과는 또 다른 느낌의 하이난이었다. 그리고 처음 떠난 하이난 여행은 그렇게 아름다운 시내 야경을 바라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세상의 끝, 천애해각
중국 사람들에게 세상의 끝이라 불린 곳이 있으니 바로 하이난의 천애해각(天涯海角)이다. 수십 개의 커다란 기암괴석이 산이 아닌 바닷가 모래사장에 불쑥 솟아 모여 있는 모습이 신비한 절경을 자아낸다. “산야에 가지 않으면 하이난에 가지 않은 것과 같고, 천애해각에 가지 않으면 산야에 가지 않은 것과 같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천애해각은 하이난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이다. 천애해각은 가장 높게 솟은 두 개의 암석을 일컫는데, 송나라의 문인 소동파가 하이난으로 귀양을 와 ‘하늘의 끝(天涯)과 바다의 끝(海角)’에 버려진 것과 같다고 심정을 밝혀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 두 바위에는 슬픈 전설도 깃들어 있다. 서로 사랑하지만 집 안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두 연인이 있었다고 한다. 영원히 함께하기 위해 도망을 쳤지만 결국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그대로 바닷가에서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두 바위가 왠지 애틋해 보였다. 천애해각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남천일주라 새겨진 바위기둥을 만날 수 있다. 중국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바위기둥으로 중국화폐 2위안의 앞면에 그려져 있다. 지금은 물이 적어져 돈에 있는 그림처럼 파도가 세게 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말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천애해각의 해변에는 유난히 스피드보트가 많이 있는데 바로 일월석을 보러 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보트이다. 일월석은 스피드보트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볼 수 있는데 이 두 바위가 중국의 진짜 마지막 영토라고 한다. 이 바위를 기준으로 베트남과 중국의 경계가 나뉘어 더는 멀리 나갈 수 없었다. 문득 바위에 앉아 쉬고 있다 다시 하늘로 향해 날아가는 갈매기가 부러워졌다.
천애해각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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