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군 칠연계곡.

짙은 녹음이 우거진 계곡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냉풍, 콸콸 솟구쳐 흐르는 계곡물,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탁트인 푸른 바다….
한낮 불볕더위와 열대야가 숨까지 턱턱 막히게 요즘, 절로 생각나는 곳들이다. 마침 이번 주말부터 여름휴가의 절정으로 치닫는 시기. 그렇지만 고유가와 경기불황 등으로 아직 피서계획을 세우기가 만만찮다. 저렴하면서도 한여름 더위를 한방에 가시게 할 만한 곳은 없을까. 한국관광공사가 ‘천연에어컨으로 떠나는 피서여행’이란 주제로 8월의 가볼만한 여행지 4곳을 추천했다.

◇…더위야 물럿거라 냉풍욕이 나가신다(충남 보령시 청라면 의평리 산13번지 일원 보령냉풍욕장)

찌는 듯한 무더위가 계속될수록 서늘한 바람이 사무치도록 그리워진다. 충남 보령시 성주산 자락에 위치한 보령냉풍욕장은 어떨까. 이곳 광산에서 석탄을 캐기 위해 인위적으로 뚫은 굴(갱도) 입구에 들어서면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서늘한 바람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특히 대류현상으로 인해 바깥기온이 높아질수록 냉풍욕장 안에서는 더욱 많은 바람이 나온다.

사실 이곳 갱도는 1989년 석탄합리화 조치에 의해 폐광된 이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13℃ 내외의 냉풍을 이용해 여름철 양송이를 재배하는 양송이 재배단지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덕분에 주변에서 다양한 양송이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보령냉풍욕장은 7월과 8월, 두 달간만 일반에 개방하며 이용 가능한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는 무료다. 보령석탄박물관에서도 냉풍을 경험할 수 있다. 박물관은 8월 한 달 동안 휴관 없이 상시 개방한다. 주변관광지로 보령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머드체험관도 들러볼만 하다.

문의=보령시청 문화관광과(041-930-3541~2), 보령시농업기술센터(041-930-3561), 보령석탄박물관(041-934-1902),성주산자연휴양림(041-934-7133),보령머드체험관 (041-931-4021~2).

◇…계곡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누리다(강원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리 법수치계곡)

오대산과 설악산 사이에 자리한 양양군은 골짝마다 담긴 시원함으로 단골피서객들을 가진 곳이다. 설악산 주전골과 흘림골, 미천골, 법수치 등은 이름만 들어도 시원함이 묻어나는 대표적인 계곡들이다. 주전골과 흘림골은 이미 유명세를 탄 곳이라 많은 사람들로부터 벗어나기 힘들다. 이럴때 찾아가면 좋은 곳은 암반 위로 흘러내리는 수량 풍부한 계곡물이 더위를 식혀주는 미천골과 어성전계곡의 복잡함을 통과해 만나는 법수치계곡이다. 법수치의 임도를 따라 천천히 걸어 오르며 맞이하는 솔향 가득 머금은 바람도 일품이다. 동해의 맑고 깊은 바다를 굽어보는 일현미술관의 하늘과 맞닿은 전망대도 명소이다. 발아래가 훤히 보이는 철골구조를 가진 전망대는 여름 더위를 잊기에 충분할 만큼 오소소한 짜릿함을 준다.

문의=양양군청 문화관광과(033-670-2723), 미천골자연휴양림(033-673-1806), 법수치리 이장(033-673-4515), 일현미술관(033-670-8450)

◇…에어컨도 울고 가는 영남 제일의 탁족처(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내원암 계곡 & 간절곶 일대)
간절곶 등대와 조각공원

울주군 내원암 계곡과 진하해수욕장은 지척에서 탁족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피서지다. 대운산은 탁족을 위한 휴식처로 안성맞춤. 산세가 그윽한데다 계곡을 빼면 그 가치가 반감될 정도로 수려한 계곡을 지녔다. 암반 위를 흐르는 맑고 풍부한 물이 청량한 소리를 낸다. 탁족과 숲터널 산행을 반나절 정도 실컷 즐기고, 진하해수욕장과 간절곶으로 간다. 진하해수욕장은 울산 제일의 해수욕장이다. 1㎞에 달하는 모래밭이 300m가 넘는 너비로 펼쳐져 있다. 간절곶은 포항 호미곶과 함께 국내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이다. 간절곶은 기암괴석이 바다 위에 솟아있어 주변 풍광이 매우 아름답고, 갯바위 주변은 입질이 좋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가 좋다.

문의=울주군청 문화관광과(052-258-9577), 울산종합관광안내소(052-229-6350), 간절곶등대(052-228-5610)

◇…여름을 삼켜버린 칠연(七淵)의 유혹(전북 무주군 안성면)

덕유산 능선의 남서쪽 골짜기엔 한 줄로 이어지는 일곱 연못 사이에 자리한 일곱 폭포, 7폭(瀑)7연(淵)의 절경이 펼쳐지는 칠연계곡이 있다. 심산유곡의 반석 위로 흐르는 물줄기가 울창한 송림과 기암괴석 사이를 헤집으며 시원스레 뻗어나가고 있어, 마치 여름은 칠연의 유혹 앞에 무릎을 꿇는 듯하다. 칠연폭포, 용추폭포, 명제소, 문덕소, 도술담 등 속속들이 드러나는 아름다운 비경 또한 더운 가슴을 촉촉이 적셔준다.

칠연계곡에는 조선말기 일본군과 싸우다 숨진 150여명 의병들의 무덤인 칠연의총도 자리한다. 이밖에 치목삼베마을, 구천동계곡, 반디랜드, 무주향교 등 아이들에게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공간 또한 풍부하다. 사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적상산은 한국 100경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풍채가 늠름하다. 문의=무주군청 문화관광과(063-320-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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