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남단의 섬 하이난은 제주도의 19배, 한반도의 1/3 정도된다. 크게 남부와 북부로 나누면, 남부는 산야가 중심지이며 열대 휴양지이고, 북부는 하이난 최대의 도시 성도인 해구가 있는 곳으로 골프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내에서도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는 하이난은 한 겨울인 1월에도 20도 정도의 기온을 보이는 데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 해역을 가진 곳이다. 이러한 곳에 최근 기라성 같은 리조트들이 속속 오픈하고, 항공사들의 운항편도 잦아졌다. 세인의 관심을 받는 하이난으로 가 본다.
  1. 섬 속의 섬, 청정해역 오지주도
  2. 페리가 도착한 선착장은 선착장임에도 투명한 푸른 바다 색을 그대로 드러낸다. 말뚝을 박아 놓은 곳 근처로 줄무늬 열대어들이 줄지어 다니고, 저 멀리에서는 첨벙첨벙 산소통을 맨 다이버들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선착장을 기준으로 한 쪽은 다이빙 포인트이고 반대편은 고운 모래해변이다. 제법 부서진 산호들이 보이는 것을 보니 바다 속이 꽤나 볼 만 하겠다. 해변은 바다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밀가루 같은 고운 모래로 온 몸을 덮고,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누워 찜질 하는 사람, 바다를 처음 본 양 기념사진 찍기에 정신 없는 사람, 모래 성을 쌓은 꼬마들… 멀리 낙하산이 바람을 가르고, 어디선가 부릉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스피드를 실감나게 해 줄 해양 스포츠가 한창인가보다. 해변은 크지 않지만 한 구석이 바다 쪽으로 돌출된 독특한 구조다. 그 돌출된 곳의 한 가운데에 해변의 정취를 더하는 세일링 요트가 한 대 쉬고 있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는 발자국은 남기지만 발이 푹푹 빠지는 것은 아니어서 어쩌다 보니 작은 해변을 한 바퀴 다 돌고 말았다. 그래도 고운 파우더 모래는 발가락 언저리에 겨우 머무는 수준이다.
  1. 열대 휴양지에서의 또 다른 맛, 온천과 닥터피시
  2. 테마온천인 남전 온천은 일반 풀장과 여러 온천탕 그리고 닥터피시 온천을 가지고 있다. 온천 시설 옆으로는 대형 호텔이 있어 며칠 묵으며 쉬었다 가는 사람도 많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다녀가곤 한다. 크고 작은 온천탕은 야자수 아래에 숨어 있다. 수영복을 입고 이곳 저곳을 왔다 갔다 하면서 즐기는데 우유를 넣어 푸른 물 빛과 뿌연 우유빛이 함께 보이는 온천탕, 스파와 함께 있는 탕, 두 명이 들어가면 딱 맞을 듯한 하트 모양의 탕이 흥미롭다. 야자수와 수풀 사이에 있으니 그 오붓함이 더 한다.
    온천탕의 한쪽은 닥터 피시 온천이다. 닥터피시는 40도까지의 수온에서 살수 있는데, 피부의 각질층이나 질환이 있는 부분을 쪼게 되는데 치유 능력이 있는 것으로 터키의 캉갈 온천을 제외하면 하이난이 유일하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하이난의 닥터피시를 수입해 온천을 만들었다고 한다. 닥터피시 온천탕의 사람들은 다른 곳과 다르다. 움직임이 없다는 것, 몸을 뒤척이면 물고기들이 달아나니 꼼짝없이 얌전히 앉아 있어야 한다. 야자수와 수풀로 둘러 싸인 넉넉한 크기의 탕에는 물고기들이 왔다 갔다 꽤나 바쁘다. 사람들은 간지러우면서도 신기한 기분에 물고기들을 쳐다보고 몸을 살짝 살짝 뒤척여 본다. 조금 큰 놈이 달려들면 살짝 징그러운 생각이 들긴 하지만 커 봤자 새끼 손가락만하다. 손이나 발만 담가도 와르르 몰려들어 쪼아대는 이 작은 물고기 떼는 하이난에서 가장 특이한 경험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제일 많다.
  1. 하이난의 볼거리, 남산과 대소동천
  2. 남산사는 이름처럼 절이지만, 거대한 유원지 같다. 걸어서 보기에는 하루도 모자랄 정도의 규모라 내부를 순환하는 전동차량을 이용한다. 남산사 내에는 식당과 호텔까지 있어 신정에서 구정 사이에 홍콩, 마카오 등 광동성 근교의 사람들이 2~3일 묵으며 건물 마다 향을 피우고 복을 빈다고 한다. 그래서 그 기간에는 향의 재가 바닥에 가득 깔려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의 절이 우리나라와는 다르지만 남산사의 가장 안쪽에는 대웅전처럼 금당이 있다. 계단을 오르고 굵직한 향을 피운 몇 개의 문을 지나면 좌우에 제자를 거느린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나무 막대처럼 큰 향에 불을 붙여 든 중국인들은 여러 번 허리 숙여 절하는 그들만의 방법으로 향을 꽂고 소원을 빈다. 자욱한 향의 연기와 냄새가 경내를 감싸니 참배객이 많으면 바닥이 온통 재라는 그 말을 실감하겠다. 전동차량을 타고 나오는 길에 삼면 관음상이 있다. 2005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만든 것으로 108번뇌를 뜻하는 108m높이에, 세 면의 얼굴은 지혜, 자비, 평화를 나타낸다고 한다. 얼굴 뒤로는 금빛의 후광이 있는데 240kg의 황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남산사와 10여분 거리에 있는 대소동천은 해안가의 관광지다. 넓은 대륙에서 바다를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중국인이 많은 터라 처음 보는 하이난의 바다는 경이로움이었나 보다. 파도가 치고 간 바위 틈새의 자작자작한 물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들을, 단체로 화려한 야자수 무늬의 옷을 맞춰 입은 사람들이 바다를 배경을 기념사진을 찍어댄다. 전동카를 타고 조금 더 걸어가면 해변가의 바위에 소동천이라는 글이 새겨진 큰 검은 바위가 있다. 바위 아래는 동굴인데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 사람들이 쉼 없이 드나 든다. 거대한 중국 땅 덩어리에 이런 볼거리가 그리도 신기한가 싶었지만, 이것이 우리가 흔들바위 한번 보러 설악산을 찾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겠다.
  1. 드라마 연인 촬영지 쉐라톤
  2. 바다를 향해 쭉 뻗은 인공 연못이 인상적인 로비가 큰 볼거리다. 들어서는 순간 한 눈에 압도당할 정도로 웅장해 한 쪽 편의 프론트 데스크가 눈에 잘 안 뜨일 정도다. 현관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로비 라운지에서 바로 인상적인 쉐라톤의 인공 연못이 시작되는데 마치 바다와 수평선이 이어질 듯 하다. 그 연못의 아래층은 조식이 제공되는 식당으로 역시 주변은 연못이 감싸 독특한 분위기를 전한다. 객실은 크기와 전망에 따라 구분되는데, 침실과 연결되는 창문이 대리석의 욕조 옆에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즉, 창문을 통하면 욕조와 침실, 발코니가 직선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로비 한 층 아래에는 세계적인 명성의 만다라 스파가 신비로움을 뿜으며 자리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근하게 풍기는 향내와 문고리 하나에도 중국 전통의 분위기를 살린 실내 장식이 돋보인다. 일반적으로 실내에 자리한 스파는 그 특유의 막힌 공간 때문에 답답함이 있지만 이곳은 1.5층 정도의 높이라 그렇지 않다. 천정에 드리운 천, 나무의 결이 살아 있는 묵직한 목재, 붉은 등이 마치 한 많은 중국 궁궐 여인들의 삶을 다룬 영화 한편을 보여주는 듯 하다. 밖은 울창한 정원과 풀장이다. 리조트 곳곳에 크고 작은 풀장이 있고, 기포를 내뿜는 기능성의 풀장도 야자수 사이에 숨어 있다.
  1. 색감이 살아 있는 인상적인 객실, 매리어트
  2. 야자수와 여인 조각상을 지나 들어선 매리어트 호텔의 로비는 깔끔한 인상이다. 둥근 원형의 구조로 세련된 로비 라운지가 실외 발코니까지 이어지며 해변을 바라보게 되어 있다. 객실은 그 느낌이 더한데 여기에 알록달록한 침구가 액센트를 더한다. 넓은 편이며, 비치품이나 가구는 열대 식물을 재료로 해 자연스러움을 살렸다. 매리어트는 줄리끄 제품을 사용하는 쿠안 스파가 별채로 마련되어 있다. 쿠안 스파에서 내세우는 것은 물 치료, 특별히 제작된 방에는 물이 강하게 쏟아져 내리도록 고안된 장치가 있는데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매리어트의 수영장은 마치 여러 개로 이루어진 듯 구성되어 있지만 커다란 풀장이 이리저리 이어지고 다리로 연결되는 구조다. 그래서 어느 한쪽에서는 큰 풀장이 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혼자만의 작은 풀장을 누릴 수 도 있다.
  1. 객실로 나온 로맨틱한 욕조와 인공해변의 풀장, 힐튼
  2. 매리어트 옆의 힐튼은 진한 회색 빛의 지붕 때문인지 중후한 분위기다. 삼각 지붕이 그대로 드러나는 로비에는 노란 장식물이 재미있게 달려 있다. 로비 역시 뒤편의 풀장이 바라다보이고 해변이 이어진다. 객실로 들어서면 욕조가 감탄사를 자아낸다. 더 할 나위 없이 커플을 위한 것, 커다랗고 하얀 대리석의 욕조는 침대와 창문 사이에 자리한다. 오픈 된 욕실, 옆으론 물론 샤워부스도 있고, 세면대도 있다. 화장실은 별도로 있는 독특한 구조로 힐튼만의 특징이라 하겠다. 또 한가지는 고운 모래를 깔아 인공의 해변을 만들어 놓은 풀장. 여러 개의 풀장 중 단연 돋보이고, 갑자기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 풀장 사이사이에 짚을 이용한 정자를 세워놓아 키 큰 야자수와 잘 어울린다. 풀장 사이에 야외 스파가 자리하고, 또 한쪽의 풀장 한 가운데는 풀 바가 섬처럼 떠 있다.
  1. 온천 리조트, 스프링
  2. 아룡만에서 차로 20여분 떨어진 삼아만의 스프링 리조트는 유명 체인 호텔들에 비하면 호화로움은 덜하지만 실용적인 리조트다. 가장 큰 특색은 온천과 닥터피시, 수영장 한 쪽으로 있는 짚을 인 정자가 바로 그것이다. 수영을 하다가 온천에 몸을 담그기도 하고, 신기한 닥터피시를 경험해 보기도 한다. 수영장을 지나면 하이난 최고의 드라이브 길인 삼아만로이고, 그 길을 건너면 삼아만 해변이다.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1. ▲ 물고기 온천의 모습
  1. ▲ 남산사의 입구
  1. ▲ 삼면 관음상
  1. ▲ 대소동천
  1. ▲ 쉐라톤의 객실
  1. ▲ 매리어트의 객실
  1. ▲ 힐튼의 수영장
  1. ▲ 스프링 리조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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